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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잇고 행복을 짓는 공유 부엌. 부엌 공간의 공유는 따뜻한 소통과 교감의 시간을 만든다. 자녀들의 독립으로 혼자 남게 된 전업주부, 학업을 위해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는 대학생, 독립해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혼밥러(=혼밥er,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라는 사실이다. 2018년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서울 거주 1인 가구의 비율은 32%로 서울 전체 인구의 1/3을 차지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우리 사회 주요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음에 따라 혼밥러의 수는 더욱 증가하였다. 그러나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이 마냥 편하고 행복한 일만은 아니다. 누구나 혼자 밥을 먹다 문득 찾아온 외로움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혼밥러의 식사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시간’이 아니라 ‘누군가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된다면 어떨까? 오늘 소개할 ‘공유 부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본 기자는 지난 11월 7일 성북구 동선동 주민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공유 부엌 ‘다올’에 방문하였다. ‘다올’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름 공모전에서 당선되어 선정된 명칭으로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의 순우리말이며 ‘모두 다 올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올입구)

 

‘다올’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교육 및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과 공간을 대여하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교육 및 실습 프로그램은 동선동 주민센터(02-2241-5084)를 통해 신청하여 참여할 수 있다. ‘다올’에서는 ‘만들며 희망 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도 요리사’ 요리 나눔 강좌와 ‘나눔 밥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나도 요리사’ 프로그램은 전문 요리사의 재능기부 요리 강습이며 ‘나눔 밥상’ 프로그램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요리를 만들고 회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활동이다. 각각의 프로그램들은 격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운영된다. 참여 비용은 재료비를 포함해 오천 원에서 만 원 정도이며, 참여인원은 8명 내외, 프로그램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12시로 두 시간이다. 동선동 주민들을 우선으로 참여 신청을 받고 있지만 다른 지역 주민들도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하다. 두 프로그램은 주로 주부 및 혼밥러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두 번째 방법으로 프로그램 외에 공유 부엌 공간을 이용하고 싶다면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선동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구비 물품 이외의 기기나 식자재는 이용자가 준비해야 하며, 음식물 쓰레기 등은 직접 처리해야 한다. 신청 및 문의는 동선동 주민센터(02-2241-5084)를 통해 가능하다.

 

취재를 위해 ‘나눔 밥상’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직접 참여해보았다. 이 날의 메뉴는 버섯잡채였다. 프로그램 내에서의 메뉴는 요리 강사가 정한 것을 토대로 회원들의 선호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버섯잡채 레시피)

 

요리는 나눠준 레시피에 맞게 재료 손질, 볶음, 버무림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버섯잡채를 만들어보았다. 생각보다 힘이 들고 쉽지 않았다. 특히, 손질해야 할 채소들이 많았는데 칼질이 다른 회원들에 비해 능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두껍게 썰린 기자의 빨간 파프리카 조각이 모두를 웃게 만든 일도 있었다. 당면을 볶을 때는 당면들끼리 달라붙어 잘 볶아지지 않아 다들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 엉겨 붙은 당면들을 떼어주고, 불 조절을 도와주어가며 함께 그럴듯한 버섯잡채를 완성해내었다. 능숙하진 않았지만 즐겁고 행복한 요리과정이었다.

 

요리가 끝난 후에는 완성된 요리를 회원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눔 밥상’에서 만든 요리는 회원들의 몫을 제외한 후 이웃의 독거노인, 차상위계층 노인 가구에 전달한다. 이처럼 ‘나눔 밥상’은 공유부엌을 활용한 음식 만들기를 넘어 나눔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눔 반찬)

 

나눔 밥상 프로그램에는 지역주민, 특히 주부들이 많은 참여를 하고 있다. 가족들을 학교로, 직장으로 보내고 난 뒤 혼자 식사를 하게 되는 주부들에게 새로운 이웃들과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눔까지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 듯하다.

나눔 밥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회원은“매일 해야 하는 반찬 고민도 덜고, 주민들과 함께 요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나눔 활동까지 할 수 있어 더욱 보람차고 좋아요."라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참여인원이 적어 더 많은 음식을 기부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운 것 같아요.”라는 아쉬움의 말도 있었다.
 

나눔 밥상 프로그램은 매 회기마다 10가구의 독거노인, 차상위계층 노인들에게 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참여와 지원이 확대되어 나눔 규모를 더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회원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곳 회원들의 대다수는 기존에 다른 곳에서 나눔 밥상 동아리를 하다가 ‘다올’이 생기면서 함께 넘어와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다올’이 더 다양한 주민들의 화합의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과 홍보가 확대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다올’의 인터넷 사이트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공간 대여와 운영 프로그램들에 대한 안내와 홍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참여자들의 다양성 부족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다올’의 프로그램들을 기획한 김지민 동선동 부녀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신청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여성, 주부들이 신청하고 있어요. 더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대한 신뢰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다올’의 프로그램들은 주로 평일 오전 시간대에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직장인과 학생들은 참여하기가 어렵다. 다양한 시간대로 프로그램들을 확대하고, 디저트, 과일 청, 잼 만들기 등 반찬 만들기 외의 활동들도 추가하여 더 많은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취재를 위해서였지만, 나눔 밥상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과 서로 도와가며 요리하고, 식사를 함께했고 그 가운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감하는 경험을 했다. 공유 부엌은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새로운 이웃들을 만나고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더 나아가 공유문화와 상호 돌봄, 지지의 체계를 넓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다올’은 ‘이야기가 있는 밥상-밥 스토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계획 및 준비 중에 있다. 공유 부엌 ‘다올’의 앞으로의 활약에 더 기대가 된다.



(나눔 밥상 포스터)




(나도 요리사 포스터)

 

<동선동 공유부엌 ‘다올’>

주소 :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6길 27 지하1층

전화번호 : 02-2241-5080, 02-2241-5098

운영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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