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공유스토리 > 공유 소식 > 상세
  • 분야: 서울시소식
  • 관련 웹사이트:

‘경로당’ 또는 ‘노인정’이라는 공간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은 아니다. 하얗게 샌 머리카락만큼이나 오랜 삶을 살아온 어르신들이 적적한 삶을 달래며 여가를 보내고자 찾는 경로당. 동네마다 한 곳 이상 있지만 한 번도 이 곳을 찾지 않는 주민들이 대다수이다. 어르신만 찾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서인지 뭔가 모를 고리타분하고 폐쇄적이라는 선입견이 들어 더더욱 발걸음이 향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만약 이런 경로당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면 어떨까? 2015년부터 서울시는 공유의 개념과 철학을 도입해 서울에 위치한 경로당의 일부 개소를 ‘개방형 경로당’으로 지정해 오고 있다. 이 곳에서는 어르신을 포함한 동네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하여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 및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비어 있던 경로당 공간을 공유해 각 동네의 필요에 맞게 채워 나가고, 이 곳에서 ‘인생 선배’인 어르신들의 경험 공유까지 가능케 하고 있다. 본 기자는 지난 9월 6일, 현재 거주 중인 서울시 송파구의 개방형 경로당 운영 및 이용 실태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송파구청 경로당 관련 부서의 직원을 인터뷰하고 구내 개방형 경로당을 방문해보았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송파구 개방형 경로당

 


 

송파구는 2019년 9월 현재 송파구의 전체 경로당 168개소 중 총 34곳의 개방형 경로당을 선정해 운영 중이다. 그 수는 2015년 5개소로 시작해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송파구는 2015년 풍납동의 ‘토성경로당’ 2층을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북카페’로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추가적으로 개방형 경로당을 선정해 왔다. 선정 기준은 이용 어르신 수 및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이다. 현재 개방형 경로당에서는 ‘주민과 함께하는 운동교실’, ‘어린이집과 함께하는 1,3세대 학습관’, ‘스마트폰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송파구청 어르신복지과 김자령 주무관은 “기존의 경로당은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역할을 했지만, 개방형 경로당은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멀리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세대통합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방형 경로당의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개방형 경로당의 프로그램 중 특색 있거나 인기 있는 경우가 있냐는 질문에
“문정동 소재의 ‘파크하비오 경로당’의 경우가 그렇다”며 “경로당 회장님이 직접 회원과 주민들에게 서예를 가르치시는 프로그램이 주민들로부터의 호응도가 높다”고 예를 들었다.


개방형 경로당은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자연스러운 세대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었다.   



지난 9월 6일 오후, 개방형 경로당으로 지정된 잠실동 소재의 ‘레이크팰리스 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했다. 경로당의 이용자 수도 50명 가량이나 되었고, 내부 또한 넓고 깨끗했으며 좋은 시설까지 갖춘 공간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곳을 방문하는 젊은 세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세 시에 진행하는 ‘주민과 함께하는 운동 교실’ 수업이 있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 이외에는 이 곳을 찾아오지 않는 모습이었다.

 

운동 교실을 진행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의 정영주 강사는 “개방형 경로당의 취지에 맞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강사들을 보내어 다양한 연령층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참여하시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레이크팰리스 경로당의 양영찬 총무 또한 현재의 개방형 경로당 이용 현황에 대해, “이렇게 좋고 깔끔한 시설을 갖춘 곳인데, 일단 ‘경로당’이라고 하면 손부터 내젓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민들의 참여가 가능한 바둑대회나 연초의 세배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방문을 유도한 바 있지만 홍보도, 참여 유도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경로당을 어떻게 주민들에게 이용할 수 있게 할지에 대한 더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시민이 서울시의 개방형 경로당의 취지와 활동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시간이 엇갈리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좋은 취지에 걸맞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곳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주민들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내용과 시간대의 프로그램을 더 많이 도입하고, 노후했거나 폐쇄적인 공간이 있다면 정비하여 자유롭고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개방형 경로당’임을 알 수 있는 팻말 등을 붙여 공간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홍보한다면 주민들의 인식이 점차 바뀌어 갈 수 있다. 특히, 지역아동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어르신과 함께 시간을 공유해가며 세대간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개방형 경로당의 효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경로당의 공간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쉼터와 배움의 장을 마련하는 서울시의 ‘개방형 경로당’ 운영 취지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경로당은 동네에서 안전하고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나 어르신의 이용이 적을 때에는 유휴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공간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프로그램 및 시설로 채워 운영 및 개방하고자 하는 것은 서울시의 공유경제가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또한 현대에 들어서며 진행된 핵가족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조부모와의 소통이 다소 어려워진 바 있다. 오랜 삶을 살아온 어르신과 소통하거나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혜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 현실은 ‘개방형 경로당’과 같은 공간이 필요한 또다른 이유가 되기도 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취재 차 경로당에 방문했을 때 어르신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호응과 덕담 한 마디는 기자에게도 큰 힘과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이와 같은 형태로 개방형 경로당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세대 간의 교류는, 노인들에게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의 세상을 보고 들으며 새로운 활력을 가져볼 기회를, 젊은 세대에게는 어디에서도 쉽게 배울 수 없는 지혜와 예절을 체득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서울시 내의 개방형 경로당 관련 정보는 서울시청 및 각 구청의 어르신복지과에 문의하여 제공받을 수 있다.

※ 위 소식과 관련된 의견이나 느낌을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