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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의 분야는 3D 프린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플라스틱 소재에 국한되었던 초기 단계의 3D 프린터는 나일론과 금속 소재로 재료 범위가 확장되었고 산업용 시제품에서 더 나아간 여러 방면에서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개최했던 ‘푸드플러스 2015’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피자, 파스타, 초밥 등 여러 음식을 만들기도 했고요, 지난 13일에는 국내 연구진이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로 몸에서 자연 분해되는 스텐트(질병을 막기 위해 시술하는 그물망 구조의 지지체)를 개발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3D 프린터가 각광받는 만큼 장비의 보편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정밀도와 속도를 갖춘 가정용 3D 프린터의 보편화에는 약 10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가격이 비싸고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현재 3D 프린터의 단점을 ‘공유’로 극복한 곳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스시 싱귤래러티 상상도 (출처 : 오픈밀즈 홈페이지)>

 

제가 고등학생 때 3D 펜이 얼리어답터들의 잇템이었는데요, 2차원이 아닌 3차원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홀려 영어도 잘 모른 채 해외직구를 했던 제 몸이 이번에도 꿈틀거렸습니다. 하지만 당시 큰 맘먹고 구매했던 3D 펜에 일주일도 안 돼 흥미를 잃었던 게 생각나서, 얇고 긴 취미로 남기는 게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또 자랑스러운 공유허브 대학생 기자단 아니겠어요?! 분명히 3D 프린터도 ‘공유’하는 곳이 있을 거란 생각에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습니다.

3D 프린터를 포함한 다양한 장비와 장소를 공유하는 곳을 ‘메이커 스페이스’라고 부르는데, 저는 방학이라 본가인 전주에 있기 때문에 전북지역 위주로 살펴보았습니다. ‘메이커’란 ‘디지털 기기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 창의적인 만들기 활동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만드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만든 결과물과 지식,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메이크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쉽게 메이커 스페이스를 검색하고, 장비나 교육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보통 메이커 스페이스의 장비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초 장비 교육을 우선으로 들어야 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시간이 맞는 3D 프린터 장비 교육을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메이크올 메이커 스페이스 검색, 예약 홈페이지 (https://www.makeall.com/)>

 

제가 교육을 받으러 간 곳은 전주 메이커 스페이스 ‘리빙콘텐츠DIT센터’였습니다. 3D 프린터뿐만 아니라 레이저 가공기, 목업 장비, 재봉틀 등 다양한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또한 창의공작실, 커뮤니티실, 기본 손 공구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 공유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기대하던 3D 프린터를 실물로 처음 만날 수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총 2회 메이커 스페이스 커뮤니티실에서 4시간의 예비 메이커 3D프린터 장비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Autodesk fusion 360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도안을 만들어보고, 직접 프린팅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같은 프로그램은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3차원 도안 프로그램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독학하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강사분의 수업도 열심히 듣고 옆 수강생과 함께 도우면서 배우다 보니 금방 손에 익었습니다. 덩치가 큰 물건은 아니었지만 만드는 내내 건축하는 것처럼 집중했던 것 같아요.

 


<교육을 받으며 만든 연필 도안>

 

프린팅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보통 수업 시간에 도안을 미리 만든 후에 수업이 끝나면서 프린팅을 시작하고, 다음 주에 받아 가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주일이 정말 기다려졌어요. 무엇보다 내가 만든 도안이 뚝딱 프린팅된 걸 보니 뭔가 작가로서 소설을 완성한 기분이었습니다. 또 순수한 도안 창작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3D 프린트 도안 전문 사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 교육을 통해 알게 됐는데요, 제가 그 당시 안경을 잃어버려서 안경을 3D 프린터로 뽑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3D 프린트 전문 도안 사이트 https://www.thingiverse.com/>

 

하지만 생각보다 안경을 완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프린터로 도안을 뽑으면 끝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과정이 복잡했어요. 일단 프린터로 뽑은 결과물의 서포트(지지대)를 제거해주고, 색을 입히기 위해 사포로 부드럽게 만들어준 다음, 아크릴물감을 칠해주고 코팅하는 마무리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역시 아무 생각 없이 바로 3D 프린터를 질렀었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뻔했네요.

DIT센터에서는 1회 3시간 3,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를 사용해서 멋진 결과물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은 이곳에서 프린팅하고, 후가공을 따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사소한 점들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몰랐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공유공간의 장점을 또 깨달은 것 같아요.

 

제가 있는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시에도 다양한 곳에서 3D 프린터 공유 및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평구의 ‘서울혁신파크’에서는 첨단 장비를 이용한 제작·목공 체험과 전시·공연을 하는 혁신체험공간을 마련하여 3D프린터, 레이저커팅기 등을 저렴하게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단순 장소 공유 말고도 서울시청이나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는 3D 프린팅 체험교실이라는 이름으로 비정기적인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보통 ‘공유경제’라고 하면 장소 공유를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보통 ‘내가 지금 이게 필요한데 어떻게 빌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하죠. 그런데 이번 취재를 통해서 공유경제는 단순히 이렇게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일을 넘어서, 미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연결고리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메이커 스페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공간에서 장소와 장비를 더욱 쉽게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미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공유경제를 가장 매력적인 경제 분야로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화공간 정보 - 리빙콘텐츠DIT센터>

- 장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20(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3가 14-2)

- 연락처 : 063-281-1559

- 홈페이지 : http://www.ditcenter.co.kr/index.php?bo_table=sub0505

 

<서울시 공간 정보 - 서울혁신파크>

- 장소 : 서울 은평구 통일로 684 (녹번동 5)

- 연락처 : 02-389-7512

- 홈페이지 : http://innovationpar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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