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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구네 식탁 이지수 대표와의 만남

 

예전에 비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특히 원래 내가 살던 곳이 아닌 1인 가구들은 요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모든 것에 있어 혼자라서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청년 1인 가구들의 일상을 공유주방을 통해 만들어 나가고 있는 ‘진구네 식탁’ 이지수 대표를 1월 25일 건국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진구네 식탁에서 만나보았다.

 


[사진] 이지수 대표의 모습

 

[일상을 이야기하는 공간을 찾아서]

진구네 식탁은 청년과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방이자 소셜 다이닝 커뮤니티이다. 광진구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름을 ‘진구’이고, 오프라인 공간 외에도 SNS를 운영하면서 모임 홍보를 하면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지수 대표 본인 역시도 오랜 기간 1인 가구로 지내오면서 1인 가구의 문제점을 직접 체감했었다.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 중 하나가 식생활에 관한 것이기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소셜다이닝' 모임에 참여를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상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에 모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아는 지인들과 함께 모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점차 공간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되었고 크라우드 펀딩, 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공유공간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1인 가구 혹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청년에게, 무언가 새로운 활동을 하는데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 공간이 아닌가 싶어요. 특히 같이 밥을 먹거나 요리를 하는 소셜다이닝의 경우 적당한 크기를 갖춘 주방이 필요한데, 요즘 기숙사나 자취방에는 주방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위치나 규모, 분위기가 살고 있는 자취방과 비슷한 환경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빌린' 공간이기 때문에 내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마치 집에 친구들을 초대한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현재 공간 운영은 평일에는 시간당 만원, 주말에는 만 오천원 정도를 받고 있다. 인원수의 제한은 없으며 특별한 날이나 연말, 겨울 때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이용객의 80%는 주방을 이용하기 위해 오고, 나머지는 독서 모임이나 카페 등 공간을 이용하고 서로에게 집중하고 싶은 분들이 찾아온다.

 


[사진] 진구네 식탁 모습

 

[공유주방과 소셜다이닝]

그러나 공유주방과 소셜다이닝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우가 많다. 오늘 내가 처음 본 사람들과 함께 요리를 하고 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까지 존재한다.

 

“저희 공간에서 운영되었던 소셜다이닝 모임이 기사에 언급된 적 있는데,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내용의 댓글들이 많았던 적이 있어요. 처음 만나는 호스트나 다른 참여자들을 어떻게 신뢰하고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이러한 걱정들 때문에 진입장벽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인 청년 가구에게 필요한 것은 꼭 물리적으로 함께 있는 것만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그렇기에 이 대표는 SNS나 유투브를 통해서 물리적으로 같이 있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 함께 있는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결국 오프라인에서만 진행되던 모임들을 온라인 차원에서 시도하는 것이 사람들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사진] 진구네 식탁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함께 나누는 삶]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임들이 운영된다는 것이 저희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공간에 비치된 방명록에 직접 손글씨로 이용 후기나 그날 먹었던 음식, 재밌었던 에피소드 등을 기록해주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그런 이야기들이 함께 공유된다는 점 역시 좋은 점 같습니다.”

 

다양한 모임이 진행되고, 그러한 것들이 방명록에 기록으로 남으면서 사람들은 나도 이 모임에 참여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나와 다른 이의 만남이 기록을 통해 이루어지면서 진구네 식탁에 방문한 사람들은 새로운 공유의 경험을 얻게 된다.

이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를 다른 사람에게 받았던 도움을 베푸는 것으로 잡았다. 공간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다.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진구네 식탁과 가치가 맞는 일을 할 경우 무료로 대관을 하거나, 모임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현재 고민중이라고 한다.

 


[사진] 함께해주었던 고마웠던 사람들



[쉽지만은 않은 공유]
그러나 공유주방을 운영하면서 공유 공간 중 특히 공유주방이 많지 않은 이유를 깨닫기도 했다. 관리해야 하는 부분들이 다른 공간보다 훨씬 많았다. 이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증금을 받기 시작했다. 시설과 청소 두 가지의 측면으로 나누어 정리하는 방법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만들고,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냥 앉아 있다 가는 것이 아니라 주방을 사용하고 가기에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또한 장소를 대관하는 것에 있어서 시간적인 부분 역시 고려해야 한다. 초반에는 공사 시간과, 늦은 시간의 대관 시간을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기에 현재는 대관 마감 시간을 정해놓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구네 식탁은 다른 공유주방과 달리 다양한 도구들과 모임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유주방인데도 불구하고 불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단순히 요리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많지만 진구네 식탁은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는 점점 개인화 되어 가지만, 사실 본능적으로 인간은 서로 무언가를 공유하고 나누면서 사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공유' 혹은 '나눔'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공유와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공유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구조를 다시 만들어보려고 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공유가 인간에게 결국에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언젠가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음식과 이야기, 공간을 공유하는 진구네 식탁 운영자로서 특히 '1인 가구의 식생활'에 있어 공유 경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이것의 가치를 입증하고 지속성을 갖게 하는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할 생각이에요.”

 


진구네 식탁은 운영된 지 이제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어떠했는지는 몰라도 현재는 청년들에게 시도할 수 있는 힘과 함께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유주방이 어색하더라도, 만약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보고 싶다면 혹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공간이 필요하다면 ‘진구네 식탁’에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힘든 일이 있거나, 털어놓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일상을 이야기하는 힐링 공간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 속에서 1인 가구에게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공유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진구네 식탁’을 방문하기를 바란다.

 


[사진] 그대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진구네 식탁의 공유주방

 

 

<진구네 식탁>

SNS : http://www.instagram.com/kwangjin_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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