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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인 더 피커를 방문해 송경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 피커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성동구 성수동에 소셜벤처 공유/오피스/커뮤니티 공간인 ‘헤이그라운드’ 2호점(서울숲점)에 위치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가져온 용기에 포장 없이 친환경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으며, 건강한 생산자로부터 작물 또한 만나볼 수 있도록 때에 마주어 제철 식재료 팝업도 운영한다. 더불어 일상의 각 지점에서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일회성 제품을 소비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생활 대안제품을 소개한다. 벌크 진열로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판매된 제품을 오랜 시간, 가능하면 수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폐기 되었을 때의 건강한 순환을 고려한다.


<출처 : 더피커 홈페이지>


Q : 제로웨이스트를 어떻게 알게 되어 사업을 시작하셨나요? 사업의 방향을 제로웨이스트로 설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 처음에는 소비자 권리 쪽에 관심이 많이 있었어요. 구매하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배출,수거하는 과정과 포장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것 까지도 소비자의 권리라고 생각했어요. 이 권리를 보호하는것에 생각해보게 되었고, 본질적으로 ‘소비문화’의 회복까지 관심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환경과 접목시켜서 풀어보자고 생각했어요.

 

Q :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포장재를 보고 소비자의 권리를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A : 누구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로운 일이잖아요. 어떤 물건을 구매하면 요새는 다 분리수거하고, 깨끗이 정리해서 버려야하는 과정이 다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대학시절, 제일 특이했던 수업이 환경 마케팅 수업이었어요. 환경이랑 마케팅이 붙는것도 모순적이었고, 기업사례와 환경관련 다큐멘터리를 같이 보면서 합의되지 않는 지점을 고민해봤던 과정이 기억에 남아요. 마케팅이라고 하면 기업이 추구하는 것을 잘 드러내야 하는데, 기업이라는 자체가 환경이랑 굉장히 척을 지고 있는데 왜 환경마케팅을 진행하는지도 의문이었죠. 기업이 활동하는 자체가 왜 친환경적일 수 없는지, 완전히 영리 법인 기업인데 환경적인 기업은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곤 했어요.

소비문화가 뒤틀린 과정에서, 해결의 주체는 시장의 주체인 기업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어요.


Q : 그로서란트 식문화공간에서 그로서리만 진행중이세요. 사업이 변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그로서란트(grocerant) : 식사와 장보기가 동시에 가능한 신개념 트렌드로 식료품점을 뜻하는 그로서리(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을 합친 말

 

A : 저희가 2015년도에 준비 후 2016년도에 시작했어요. 처음 시작할때는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죠. 2016년에만 해도 제로 웨이스트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할 때였으니까요. 레스토랑 파트는 먹거리가 있으니 사람들을 유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으로 레시피를 짰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재료들을 소비하기 위해 기획되었어요.

관심이 모아지고 지역 주민분들 단골전환이 많이 되어, 레스토랑 파트 없이도 일정수준의 재고를 소진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판단이 든 시기가 찾아왔었어요. 또한 지금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높아져있는 상태이니, 노동집약적인 레스토랑 파트를 없애고 다양한 파트를 늘리는 형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앞으로는 소비자대상 말고도 기업대상으로 컨설팅 및 협업을 진행하거나, 정부대상으로 환경부 자문에 들어가는 등의 사업을 넓이는 과정이라, 매장을 간소화하고 전반적인 활동을 하는 식이 되었어요.



Q : 더 피커의 시작으로 성수동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헤이그라운드 내에 위치한 것도 궁금합니다.

A4 : 그 때 성수동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고 있었어요. 도시재생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으로 주택가, 음식점, 숲도 있어 마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라 생각했어요. 고령층과 신혼부부층이 고루 섞여있고, 사랑방 역할을 하는 옷가게 등, 지역사회가 살아있는 모습이 눈에 띄였죠.

헤이그라운드는 소셜 벤처를 대상으로 하는 공유오피스이다보니, 가치지향적인 부분에서 협업의 가능성이 생기고, 소속감을 느끼고 먼저 검토하고, 서로간의 상호도움이 되는 자리인 것 같아요.

가장 최근 진행한 것은 헤이그라운드에 있는 기업 중 뚝섬미술관 운영하시는 아트랩과의 협업이에요. ’여행’을 테마로 한 전시인데, 지속가능한 여행 중에서 저희 제품을 같이 전시하고 있어요. 또한 이전에도 전시, 행사, 고객 사은품 등등 작고 크게 협업하고 있어요.


Q : 어디까지 확장 될 수 있나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을까요?

A : 해가 거듭할수록 제로웨이스트 샵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거 같아요. 사실 제로웨이스트 샵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니까 반동으로 제로웨이스트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해요.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매장이니까 단순히 유통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생산단계, 포장, 유통, 폐기단계까지 저희가 개입하고 모두를 검토해야하는 매장이에요. 이런 부분들은 제로웨이스트 샵이라서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동시에 한계가 보이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런 문제해결의 본질이 ‘생산자’를 발굴하며 같이 생산라인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매장을 늘려나가는 것 보다는 운영기준, 선택방법등을 제도화 해서 이미 운영되는 매장에 반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확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업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도 진행을 같이 하고 있고요. 지속가능한 생산을 기업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이에요. 100억 200억 드는 규모의 변화를 요구하기 어렵더라구요. 그럴때에는 소재 선택이라더니 매장내에서 각 부분을 연결시킴으로 자원의 재사용 및 순환을 할 수 있는지 제안/교육/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Q : 지금은 제로웨이스트샵 제품 중 어떤게 가장 반응이 좋은가요? 온라인 오프라인 매출 비중도 궁금합니다.

A : 코로나로 인해 지금은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요. 그리고 일상제품들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대부분 평이한 편이에요. 제 예상 밖으로는 밀랍랩이 의외로 가장 잘 나갔어요. 저희는 입점 상품을 검토할 때, 결과물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만드는 과정, 얻어내는 과정에서도 차이가 클 수 있다 생각해요. 결과적으로 유기농인데 농사하는 과정은 전혀 제로웨이스트가 아닌 경우도 많거든요. 입점 상품의 좋은 퀄리티, 만드는과정의 쓰레기 정도, 그리고 국내생산처 위주로 상품을 검토합니다.

지금은 저희가 어느정도 규모가 되기 때문에, 입점신청을 받기도 하고 자료 받아보고 있지만 사업 초기에는 수백군데 방문해보고, 설득하고 그 중 10군데 정도 입점에 성공했었죠.


Q : 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혹시 거부감 있는 소비자는 없었나요?


A : 이미 관심있으신 분들이 많이 방문을 하셔서 그런 충돌은 별로 없어요. 그대신 운영하는 과정에서는 생산자가 많이 없다 보니까 찾는 과정도 어려움이었어요. 또한 취급하는 것들의 법적인 제한이 꽤나 많아요. 식품위생법, 위생용품관리법, 화장품법 에 따르면 포장을 해야한다고 나와요. 또한 소분화 과정에서  재포장을 무조건 해야한다. 어떤 성분이 있다. 등의 라벨이 붙어야하는데, 액체류에 붙힐 수 없어요. 그런 이유로 고체류를 많이 취급하는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Q : 사업활동 뿐 아니라 시민에게 의미, 역할, 이유 등을 전달하기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A : 강의와 같이 이야기하는 자리에 최대한 많이 나가려고 해요. 지금 이런 제로웨이스트 필드에서 어떤 의견이 있는지,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해요.
요즘 많이 화두가 되는 미니멀리스트, 휘게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나오는데는 이유가 있어요. 성장지향적인 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방향성을 고려하는 것 놓친거죠. 이런 부분을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일단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려면 정서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기 시작해보라해요. 또한 다른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고민해보고 공감해보는 시도를 말해요. 다음으로는 사람 이외에도 물건이랑 공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던지죠. 물건의 생애주기를 이해하고 그에 공감해보는 건 어떤지, 이런 부분이 중요한거 같아요.  
비건문화는 동물에 대한 공감이라면 제로웨이스트는 물건에 대한 공감이죠. 고민해보고, 공감해보고, 회복이 되는 것들이에요. 우리사회가 잊고 사는 게 많아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에 사회 구조적인 부분이 같이 가야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를 시민분들과 이야기할 때 많이 나누는 내용이에요.

 

 

Q : 다른 동일 제품에 비해서는 제로웨이스트샵의 물건이 가격경쟁력이 많이 떨어지긴 해요. 혹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A : 많은 분들이 친환경제품,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왜 더 비싸? 돈있는 사람만 하는거 아니야?라고 질문하세요. 그렇지만 긴시간을 두고 본다면 친환경제품은 오래쓸 수 있고 수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지금 시대에는 소비하는 문화가 오로지 현장에만 있어요. 소비의 과정을 구매-사용- 폐기까지라고 봤을때는 또 다른 계산법이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쓰레기를 버리면 돈이 안든다고 생각하는데, 수거하고 처리하는 인건비 등이 다 세금으로 포함되어 있는거잖아요.

오염을 복구하는 비용등이 다 포함 되어 있잖아요. 기후위기 재난, 등이 다 비용으로 들어온다고 보는거죠. 오염되어서 새롭게 사용하는 것들 . 생수도 사 마시고 공기청정기등을 간접소비 비용으로 보고 있어요.

제로웨이스트 제품의 재구매 횟수를 계산해보고 재고해보면, 일반 가정과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가계지출을 비교해 보면 약 40퍼센트 정도 낮다고 해요. 시각을 길게 보는게 필요하죠.



Q : 다른 제로웨이스트샵과 비교했을 때 더 피커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을까요?

A : 제로웨이스트샵마다 각자의 운영방식이 달라요. 알맹샵은 소비자 운동을 끌고 오는데에 굉장히 특화되어 있어요. 보틀컴퍼니는 로컬사례를 만들어내고,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데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같은 경우에는 시장문화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어요. 정책당사자들이나 기업당사자들이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렇게 제로웨이스트 샵 ‘더피커’를 방문하고, 송경호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로웨이스트라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본 기자는 제로웨이스트를 그저 단편적인 시각에서 본 것은 아닌지, 쓰레기가 버려지고 폐기되고, 운이 좋으면 재활용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너무 뒤로 묻어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 하면 좋은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안일하게 시작하기에는 일상의 불편함이 많이 따른다. 그렇지만 그에 앞서 내 마음가짐과 다짐이 선행된다면 분명 해낼 수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이런 다짐을 마음 먹기에 충분한 이유가 넘쳐난다.


 

<더 피커>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115,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9층 the-icier

- 전화: 070-4118-0710

- 가는 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출구 / 분당선 서울숲역 4번출구

- 운영 시간: 화요일 - 토요일 12:00 - 18:00pm. (일요일 / 월요일 정기휴무)

SNS: Instagram(@thepicker),

홈페이지: https://thepicker.net

E-MAIL: hello@thepick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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