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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그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순조롭지는 않다. 그 나라에 대해 충분히 공부를 했다고 생각해도, 막상 지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은 기본, 시스템이 달라 간단한 장보기도 어렵고, 익숙한 몸짓이 문화차이로 인해 실례가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러한 무지(無知)로 인해 아주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데, 특히 법률처럼 전문적인 단어가 사용되어 모국어로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정보를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내가 이해할 수 있게끔 알려준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 세계와의 교류가 늘어나고 많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들이 익숙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이 늘고있다. 이러한 외국인들이 낯선 곳에서 조금 더 편하고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대단한 누군가가 아닌 ‘우리들’이 직접 도움을 주면 어떨까.

 

 

이런 고민에서 창설된 언어문화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자발적으로 조직된 비영리 시민 단체) ‘조인어스코리아’는, 2010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들의 궁금증에 한국인들이 직접 답변해주는 활동을 연결하고 지원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보다 빠르게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오프라인 상의 프로그램들도 기획, 제공 중이다.

조인어스코리아가 특별한 이유는, 온오프라인 상의 모든 활동이 봉사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일반인 각자가 자신 있는 분야 및 이모저모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조인어스코리아는 지식, 재능공유 기반의 ‘서울시 공유단체’로 지정돼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자세한 활동 분야와 그 영향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지난 11월 1일 조인어스코리아 서용석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8000여명의언어재능봉사자’, 많을수록 커지는집단지성의

 

“근래는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답변 활동에 참여하면서 경험공유에 대한 참여의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인어스코리아는 한국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자신의 언어로 질문을 하면 다수의 한국인 ‘언어재능봉사자’들이 해당 언어로 답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활동 중인 언어재능봉사자들의 수는 한국인 8천여 명 및 외국인 2천여 명으로, 이들은 한국어 포함 20여개국(현재 홈페이지 상으로는 29개)의 언어로 온라인상의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양질’의 답변은 일반인보다는 그 분야에 전문적인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답변이 가능한 경로를 폭넓게 열어놓는다는 것은 한 편으로는 같은 이슈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사실이 아닌 정보가 개입될 수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인터넷상의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의 경우, 독자들이 직접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유롭게 편집하고 수정, 보완해 나가지만 정보의 명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조인어스코리아는 언어재능봉사자의 답변 경로를 폭넓게 열어놓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서용석 대표는 “답변 참여자의 문턱은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비단 그 분야의 프로가 아니더라도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한 지식을 갖춘 사람, 즉, ‘프로추어(pro와 amateur의 합성어)’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자유롭게 답변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질문에도 여러 사람들이 답변할 수 있으면, 여러 사람들의 지식이 한데 모여 집단 지성의 힘이 발휘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정보도 누군가 바로잡아주며 이른바 자정작용(自淨作用)이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자정작용은 앞선 위키피디아의 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도 다수의 오류가 발견되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수정하는 만큼 그 안에 있는 오류를 서로 바로잡아 결론적으로는 사실에 가까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정보검색 수단으로 이용 중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방대한 양의 지식이 한 데 모여 새로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수단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조인어스코리아의 한국에 대한 질문과 답변은 따로 검열되거나 심의를 거치지는 않는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유명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인’과 같은 형태로서 한국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자유롭게 오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외국어 및 한국어 활용에 있어 중상 정도의 능력이 있는 ‘언어재능봉사자’들에 의해 봉사의 형태로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조인어스코리아는 국내최초로 20여개 언어를 사용해 한국 언어 및 문화 생활 등에 대해, 개인의 지식공유를 통해 답변을 제공하면서 ‘민간외교활동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이것이 타 지식포털로부터 차별성을 지니는 점이다. “근래는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답변 활동에 참여하면서 경험 공유에 대한 참여의 폭이 커지고 있다”고 서용석 대표는 덧붙였다.

  

 

 

외국인의 질문과 언어재능봉사자들의 답변이 오가는 ‘조인어스월드’

 

“법무사, 노무사 ‘언어재능봉사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에게 도움을 주어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죠.”

 




(‘조인어스월드’사이트를 통해 외국인들의 질문과 언어재능봉사자들의 답변이 자유로이 오가는 중이다.)

 

자유로운 질문을 통해 낯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을 익숙한 모국어로 쉽게 답변 받고 있는 외국인들. 조인어스코리아는 이들의 크고작은 어려움을 해소해주어 보다 빠르게 한국에 적응해 나가도록 여러 분야에서 손을 내밀고 있다.


(조인어스월드 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질문 및 답변이 가능하다.)

 

국내외 외국인들은 ‘조인어스월드(www.joinusworld.org/)’웹페이지를 통해 질문할 수 있다. ‘조인어스월드’는 외국인들의 질문과 국내외 언어재능봉사자들의 답변이 오고 가는 공간으로, ‘조인어스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다국어 다문화 지식 교류 커뮤니티이다. ‘조인어스코리아’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들이 기획되고 봉사자들이 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본부라면, ‘조인어스월드’는 외국인들이 방문하여 궁금한 것을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인 셈이다. 조인어스월드 페이지에 방문해보니, 사용하고자 하는 언어를 선택한 후 질문하고자 하는 카테고리를 선택해 질문하고 답변할 수 있었다.
분류된 카테고리는 문화, 여행, 법, 의학정보, 비즈니스 등으로 다양했다. ‘한국에 살 때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등 생활 전반에 대한 질문부터, ‘왜 한국에서는 타투를 모자이크 처리 하나요?’, ‘한국의 K-POP 팬들은 외국인 팬들을 싫어하나요?’등 익숙지 않은 한국 문화에 대한 진솔하고 흥미로운 질문들도 올라와 있었다. 이에 답변하는 언어재능봉사자들에 대한 신뢰도는 닉네임 옆의 레벨과 하트 지수로 파악할 수 있었다.


(답변자에 대한 신뢰도와 함께 프로필을 누르면 전의 답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답변으로 도움을 받은 외국인들의 사례도 있다. 타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종종 정당하지 못한 대우를 받아, 해당 국가의 법을 확인해 보아야하는 경우나 문제에 관련한 자문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보통은 사용 언어가 달라 정보 전달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는 온전하지 못한 정보로 인해 오히려 더 큰 문제에 닥치기도 한다. 하지만 언어재능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조인어스코리아라면 그 경우가 조금 다르다.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인 ‘언어재능봉사자’들이 구사 가능한 언어로 직접 정보를 제공하거나, 타 언어재능봉사자들이 전문가의 자문을 번역하여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용석 대표는 “한 외국인의 취업 비자 전환과 관련해 법무사의 자문을 받아 해결한 사례와, 아르바이트 인건비가 체불된 외국인에게 노무사로 재직 중인 언어재능봉사자가 도움을 주어 해결한 사례가 기억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외국인들의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꾸리기 위한 고민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지식과 경험 공유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각기 다른 지식과 재능으로 펼쳐나가는 공유

 

“’언어재능봉사자’들은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영상 제작, 기사 작성, 한국어교실 기획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에요.”

 

조인어스코리아는 온라인 답변관리 이외의 다른 부문의 활동들 또한 전개하고 있다. 예컨대 국내외 외국인에게 유익한 한국 관련 기사를 작성해 공유하거나, 한국어 관련 UCC를 제작해 SNS로 공유하는 등의 활동이 있다. 다소 놀라운 점은 이러한 활동들도 모두 ‘언어재능봉사자’들의 봉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에 맞추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언어재능봉사자들은 자신의 재능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자발적으로 참여 가능하다.)

 

언어재능봉사자들의 활동은 크게 온라인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으로 나뉜다. 온라인상으로 참여 가능한 활동으로는 조인어스월드 사이트 내의 질문 답변, 한국 관련 영상제작, 웹사이트 접근성 개선, FAQ(자주 묻는 질문) 제작, 조인어스코리아의 행보를 알리는 기사작성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들은 외국인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변해주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번역을 진행하며, 한국의 이모저모를 주제로 한 영상을 기획하거나 기사를 작성하여 쉽게 한국을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활동보다는 위와 같은 온라인 활동들이 봉사 참여의 주를 이루며,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외국인 대상 Q&A의 경우를 보았을 때, ‘조인어스월드’에는 2019년 11월 현재 13,034건의 질문과 39,578건의 답변이 기록되어 있다.

한편 조금 더 외국인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오프라인 활동을 기획하는 봉사자들도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직접 교육하는 한국어 교실 교사나, 수업을 기획하고 보조하는 코디네이터 등이 그에 해당한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어 수업을 꾸려나갈 것인지 수요에 맞추어 그 내용을 기획하고 수업 중에도 전반적인 진행을 돕는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가능한 한 빨리 익히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는 공간이동과 시간 소요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까운 지역의 봉사자를 배치해 1:1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조인어스코리아의 언어문화 관련 활동들은 모두 봉사 관련 웹사이트인 ‘1365 자원봉사포털(www.1365.go.kr)’ 을 통해 홍보하고 지원을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중이다.

 

 

조인어스코리아의 현재와 미래

 

“앞으로도 뜻깊은 활동이 계속되도록, 재정적인 안정화를 이루고 봉사자들의 전문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2019년 11월 현재 조인어스코리아의 ‘언어재능봉사자’는 내국인 8천여명과 외국인 2천여 명이다. 서용석 대표는 “특히 조인어스코리아의 도움을 받았던 외국인들이 한국에 잘 적응해서, 직접 언어재능봉사자가 되어 다른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국인과 외국인 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활동에 대해 격주 일요일마다 진행 중인 한국어 교실의 코디네이터들을 예로 들었다. 참여 외국인 수가 20~40명 여에 달하는 이 수업은 현재 외국인 4명과 한국인 1명의 언어재능봉사자들에 의해 기획되고 있다. 조인어스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코디네이터들의 참여로, 보다 외국인들의 수요에 맞는 내용을 수업에 담아내어 그 질이 향상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매주 진행되고 있는 한국어 수업)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문화관련 행사를 기획하여 성공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기도 하다. 이들이 진행한 대표적인 행사로는 서울시 및 종로구와 협업한 ‘옥상축제’, 한옥마을 ‘한복문화교류 축제’ 등이 있고, 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쟁박물관과 한글박물관 관람 등의 기회도 제공한 바 있다. 외국인들이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한강치맥파티, 이태원물총축제 참여, 연극과 영화 관람, 연말파티 등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해 한국의 문화와 생활을 알리는 ‘문화교류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외국인들이 참여 가능한 조인어스코리아의 오프라인 행사들. 각각 이태원 물총축제, 옥상축제, 와인데이, 한복축제)

 

그러나 조인어스코리아가 비영리단체로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서용석 대표는 이러한 활동들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재정적인 안정화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현재 조인어스코리아는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데, 그는 단체의 수익모델 다각화를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언어재능봉사자들의 전문성 신장도 회사의 지속을 위한 과제라며, 현재 기획 중인 외국인 대상 인터뷰단 활동에 대해서도 “언어재능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사작성과 외국인 인터뷰 요령 등을 사전에 교육하여 조금 더 전문적인 취재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인어스코리아는 이렇듯 전문성을 가진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우리들’ 모두가 힘을 합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고 있다. 본 기자는 한 개인의 지식이나 재능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 공유의 범위가 애매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조인어스코리아의 활동은, 외국인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준다는 익숙한 방법을 통해 많은 지식을 공유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공유활동을 실천 중이었다. 또한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의 급격한 증가에 발맞추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외국인 방문자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미래가 밝아 보였다.

날이 갈수록 외국인 방문자는 늘고 있다. 그리고 조인어스코리아는 이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돕고 한국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 문화를 알려주는 코치로서, 그리고 한국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문화사절단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분야, 더 많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직접 알려줄 예정이다.

 

  

<조인어스코리아>

주소 : (07212)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동2로 57 16층(양평동4가, 이레빌딩 신관)

근무시간 : (월~금) 10:00~18:00

이메일 : joinus@joinuskorea.org

전화 : 070-7839-5200

조인어스코리아 홈페이지 : https://blog.joinuskorea.org/

조인어스월드 홈페이지 : https://www.joinusworld.or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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