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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가 늘어선 사뭇 오래되어 보이는 동네. 문래동의 첫 인상은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고,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작업장을 공유하면서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를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 들어설 법한 곳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길을 찾으며 매캐한 철 냄새에 익숙해질 즈음, 사회적기업 안테나의 사무실이 위치한 ‘아츠스테이 문래’의 간판이 나타났다. 아츠스테이(ARTXSTAY)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위한 물리적, 정서적 기반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 공간으로 출발한 공유 공간이다.



 

현재 문래 1호점과 시청 2호점이 운영 중이며, 신림, 성산, 창신점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최근 안테나는 사용자 중심의 사회주택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사회적 복합 공간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사회적기업 안테나는 아츠스테이와 같은 공간 공유 사업뿐만 아니라 사회적 디자인, 인간을 위한 디자인을 실현하고 탐구하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식 공유와 지속 가능한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문래와 묘하게 어우러지는 아츠스테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보았다. 사무실 한 켠, 문래의 예술가들이 내뿜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열기를 잠시 느껴본 뒤 안테나의 소셜디자이너 송효웅 팀장과 안테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회적 기업, 디자인 회사, 그리고 코워킹 스페이스. 키워드만 보면 안테나가 어떤 곳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을 사람들을 위해 가장 먼저 안테나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했다.

 

A. 안테나는 디자인 기반 회사예요. 단지 소비만 되는 디자인이 아닌, 지역이나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남을 수 있는 디자인을 해보자고 안테나의 대표께서 기획하셨어요. 궁극적으로 안테나는 문래동에 터를 잡으면서 지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회사예요. 그러다보니 안테나가 어떤 회사인지 여쭤 보시면 한 마디로 대답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지역활성화를 위해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하기도 하고, 도시재생 업무도 하고, 폭이 넓어요. 2009년도에는 문래동에 계시는 예술가분들과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지역의 예술가들을 알릴 수 있는 지도도 만들고, 지역 잡지도 만들면서 지역 활동을 시작했어요.

회사 내부 구조를 통해 살펴보면 저희는 비주얼 디자인팀과 소셜 디자인팀으로 나뉘어요. 비주얼 디자인팀은 흔히 알고 계시는 판촉물이나 리플렛 등 시각적인 디자인 업무를 하는 팀이고요. 소셜 디자인팀은 보다 더 사회에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팀이에요.

 

안테나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송효웅 팀장이 이야기한 사회에 관련된 콘텐츠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디자인사고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드는 것이다. 지역재생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이 안테나의 디자인사고 목적이다. 안테나가 진행한 소셜 디자인에는 대표적으로 문화기획자를 양성하고 도시재생 전문가를 컨설팅하는 디자인 콜라주 워크숍, 청년예술가를 위한 공간을 꾸리는 아츠스테이, 그리고 도서관과 갤러리를 겸하여 운영중인 카페 치포리가 있다.



 

문득 ‘안테나’라는 회사 이름의 뜻이 궁금해져 이에 대해 여쭤 보았다. 하지만, 송효웅 팀장은 설립자의 의도나 뜻을 온전히 전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완곡히 거절했다. 공식사이트에서 찾은 안테나의 뜻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기업 안테나는 ‘안테나’라는 단어의 어원처럼 ‘받아들이고 내보낸다’는 의미를 품고, 비주얼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년간의 풍부한 경험을 통해 사회 전반의 다양한 영역에 문화예술을 알리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지역과 사람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문래동이었을까?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A. 그 당시에 문래동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어요. 홍대와 같은 곳은 임대료 등의 문제로 예술가들이 넓은 공간을 대여하기도 쉽지 않았고요. 문래동에는 철공소의 지하나 옥상같이 열악하긴 해도 비교적 저렴한 공간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이 옮겨 오셨어요. 단순히 철강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무용을 하시는 분들, 개인적인 공방을 하시는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오셨어요. 그 때 문래예술창작촌이 된 거예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회의실 창 밖으로 잠깐 눈을 돌려 보았다. 혼자서, 또 여러 명이 대화를 나눠 가며 각자의 일을 하고 있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 안테나의 직원일까? 창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A. 서울시에서 우리 가게 전담 예술가 사업을 진행했어요. 예술가들을 서울형 뉴딜일자리로 고용하고, 디자인 개선을 받고 싶은 점포들을 모아 그들을 서로 매칭시켜서 예술가들이 디자인 개선을 도와주는 사업이에요. 안테나가 그 과정에서 선정이 되어서 추진 및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안테나 소속이면서도 자유롭게 각자 작업하는 예술가 분들이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자유롭게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을 보니, 안테나가 가지고 있는 공유에 대한 철학도 궁금해졌다. 서울시가 선정한 공유기업에 포함되어 있는 만큼, 공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공유 활동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A. 공유는 새로운 걸 만들어서 나눠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활용되지 않았던 것에 활용성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그 가치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게 공유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안테나가 공유기업으로 선정되었던 건 사용되지 않은 공간을 어떻게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점인 것 같아요.
시청역 지하보도에 아츠스테이 시청점이 있습니다. 원래는 보도 즉 길의 한 부분을 부스 공간으로 만들어서 예술가분들이 작업실로 사용하시기도 하고 왕래하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어요. 개인 작업이나 전시, 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죠. 어쩌면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사업이지, 공유가 맞는지 반문할 수 있는데 공간 공유를 기반으로 예술가들이 문화적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나가면 일반 대중들이 그걸 누릴 수 있죠.
다시 말하면 예술가가 꾸준히 활동하고 그것을 선보일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먼저 유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유해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 결과물이 대중에게 돌아가는 공유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거가 기반이 되는 공유활동도 있습니다. 아츠스테이 신림점 같은 경우에 1층에는 카페, 2층에 코워킹 공간, 지하에 강연장 등이 생겨서 입주자에게도 혜택이 있고 외부인들에게도 혜택이 있어요. 강연장은 최대한 그 지역 사람들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제공을 하고 예술가들이 지역에 공공 대중들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지역 거점 공유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안테나에서는 매년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청년 도시재생 해커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도시의 청년들을 모아 함께 그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미래를 그려보는 생각 공유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A. 안테나가 원래부터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회사라고 하기 보다는, 지역과 호흡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그런 특성이 있다보니 도시재생과 연관이 되었어요. 그러던 중 국토부에서 도시재생누리사업을 전국적으로 추진하면서, 저희도 국토부와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어요.
지역의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을 쫓아오기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조언도 하고, 사업 제안도 많이 했어요.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청년 해커톤 프로젝트와 주민 참여 프로젝트팀 사업입니다.

우선 청년 해커톤 프로젝트는, 지역에서 도시 재생을 하기 위해 청년 의견을 듣고자 하는데 지역마다 청년이 없어서 청년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하지만 저희가 재미있는 사업을 하거나 워크숍을 해보니 각지에 청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거든요. 저희 생각에는 기존에 청년들이 재미있어 할 만하고 모일만한 거리가 없지 않았나.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아이템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같은 관심사를 가지는 청년들이 모이면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지역의 청년 활동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해서 청년 해커톤 프로젝트와 같은 관련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구도 많고 가장 활발한 도시인 서울이 아닌, 주변 지역의 자생과 발전 가능성에 시선을 돌린 안테나의 시도가 인상적이었기에, 의견을 들어 보았다.

 

A. 오히려 서울은 활동하는 사람이 너무 많죠. 잘 하는 팀들도 워낙 많아서 서울보다는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해보고 있어요. 1회는 서울에서 시작했지만 이어서 전주와 춘천에서도 열렸어요.


지역의 자생 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청년 해커톤 프로젝트가 있다면, 주민참여프로젝트는 또 무엇일까?

동해시 서포터즈 조연섭 기자의 글에 따르면, 나태흠 안테나 대표는 주민 참여 프로젝트를 문화적 도시재생의 전 단계인 소규모 예산지원으로 모범 모델을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마을 주민의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도모하고, 그간 주민들이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기존 도시 운영에 대안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주민 주도의,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사회적기업 ‘안테나’의 인터뷰를 접할 여러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A. 저희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주체적 의식과 공공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지역 사업을 하고 관련 콘텐츠나 가치를 만들 때 결국 기반이 되는 건 해당 콘텐츠를 본인의 힘으로 이루어 내고 지역과 나누고 싶다는 주체적 의식과 공공성이거든요. 그런 걸 착각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사업을 지원해주려고 방문하면 저희가 무조건 도와주러 온 사람이니 당연히 해 주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어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저희는 그들이 공공성을 가진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러 간 입장인만큼, 각자가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행정적인 부분과 안테나는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곳의 지역성과 지속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니까. 각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사업이 원활하고 아름다운 방향으로 갈 수 있겠죠. 그 부분에 고민을 같이 해주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또, 안테나가 올해부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진행 창업지원기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이 또 다른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저희가 첫 시도였던 것 같아요.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도 안테나는 왜 경쟁사를 육성하려 하는 사업에 참여하는지 질문을 하셨어요.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말이고 저희 대표께서도 자주 하시는 말씀인데 지역에 다양한 사업이 만들어지고 필요해지는 상황에 안테나가 혼자서 모든 지역을 커버할 수는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저희 회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각 지역에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팀이 각 지역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다 같이 잘 살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니까. 도시재생사업이든 사회적기업가 사업이든. 그 취지를 함께 이해하고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송효웅 팀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안테나가 ‘사람 중심의 비주얼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디자인 회사’임을 강조했다. 그가 표현한 디자인 회사 안테나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에서도 그 정체성을 느껴볼 수 있었다. 단순히 예쁜 결과물만을 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참여하고 또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충분히 고려하는 과정 자체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모두가 모여 있는, 그래서 기회가 쉽게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문래동에 예술가와 지역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터전을 만들고, 그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과정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 사실 기자는 안테나를 취재하기 전, 기업에 대해 알아보면서 처음에는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고 직접 회사를 살펴보면서,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하겠다는 뚜렷한 가치를 가지고 실현 가능한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기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기업 분위기도 안테나와 잘 어울렸다. 기업과 공간 이용자 간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만큼 의견 공유가 활발하며, 사람 중심의 사고를 하려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결과물만 보고 달리는 현대에서, 사회적 기업 안테나는 과정의 중요성과,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공유의 가치를 일찍이 인식하고 어떻게 그 가치를 실현해 나갈지 하루하루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안테나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안테나@디자인스튜디오>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84 2F

Tel : +82 2 2069 1667~8
Fax : +82 2 6007 1867

 

<안테나@아츠스테이 문래 1호점>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 755(문래동3가) 3F / B1

TEL : +82 70 4693 1667
E-mail : ant3na@ant3na.com

공식 홈페이지 : http://ant3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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