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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산다. 각자가 원하는 행복한 미래를 살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서울시도 우리들처럼 더 나은 도시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계획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에서 미래의 도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포럼이 열렸다. 2019 미래혁신포럼에서는 ‘우리 모두의 도시’라는 비전과 함께, 서울시가 2012년 선언한 ‘공유도시 서울’에 대한 비판적 자성에서 출발하여 ‘향유 도시’로 전환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포럼이 개최된 서울혁신파크는 기자의 생각보다 큰 규모의 공간이었다. 공식 사이트의 소개말에 따르면 이 시설은 질병관리본부가 타 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서울시가 그 용도를 고심하다 혁신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설계한 곳이라고 한다. 처음 방문하여 건물을 보았을 때에는 새롭고 현대적인 느낌을 갖는 혁신이라는 단어와 이질감이 드는 낡은 건물이라고 생각했으나, 찬찬히 둘러보니 기존의 것에서 새로움을 찾고 다른 시도를 한다는 혁신의 뜻과 제법 어울리는 멋진 재활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낡아 보이는 외관이 무색하게 그 속에 담긴 공간의 활용과 목적은 꽤 알찼다. 미디어, 영상 등 대중문화 중심 공간의 극장동, 버려지는 자원을 재해석하는 재생동, 그 밖에도 예술, 문화, 음식, 기술까지 일상과 밀접한 각각의 테마에 관련한 혁신적인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개성 있는 건물들이 보였다. 눈길을 더욱 끄는 것은 5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가 있다는 점이었다. 혁신의 주체가 꼭 청년이어야만 할 이유가 없다는 열린 마음이 인상적이었고 공간의 공유를 통해 세대간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출처 : 네이버 플레이스_서울혁신파크)

 

각 건물 동을 채운 활기를 느끼며 포럼이 진행되는 상상청을 찾아가 보았다. 상상청 바로 앞에 위치한 미래청 건물에서 진행되는 공사로 인해 출입로가 혼잡해져 초행길이었던 기자는 상상청을 쉽게 찾지 못했다. 의미 있는 행사가 많은 사람들의 원활한 참여를 돕기 위해서는 초행길의 사람을 위한, 눈에 잘 띄는 친절한 안내판이 필요해 보였다. 서울시 청년허브와 서울혁신센터가 위치한 파크 내 가장 큰 규모의 미래청 건물 내부를 둘러보며 통과하자 상상청 입구와 포럼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상상청 앞에서는 공유경제의 부상과 함께 등장한 공유 자전거와 공유 킥보드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체험을 즐기는 모습에서, 미래혁신포럼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공유’의 가치와 이에 대한 시민들의 열정을 포럼 시작 전부터 느낄 수 있었다.



현장등록을 마친 후, 포럼이 진행되는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의자 위에는 동시통역을 제공하는 기기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국제적인 연설자들과 자문단, 그리고 일반 참가자들이 함께 하는 포럼인 만큼 동시통역시스템을 구비하여 포럼의 흐름을 보다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배려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자가 취재한 포럼 1부는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포럼에는 학생, 노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까지 자리를 골고루 가득 채웠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환영사와 이승원 총감독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기조연사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서울이 공유도시로의 전환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정책과 관련 사업이 생겨나고 진행되었으나 공간, 장비 등의 한정적인 공유에 그친 공유가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도시 자체를 퍼블릭 플랫폼(공공 기반)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출처 : 서울시)




( 출처 : 서울시 공유허브 기사_공유자전거 따릉이와 떠나는 도봉여행1)


(출처 : 서울시 공유허브 기사_ 청년을 위한 공유공간 ‘무중력지대’, 강남에 상륙)

 

기조연사인 도시 커먼즈 전문가 미셸 바우웬스 P2P 재단 대표도 연설을 통해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도시의 새로운 가치에 기여할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여기서 커먼즈(Commons)란 공용 자원이나 공유재 정도로 번역되는데, 더 나아가 도시 커먼즈라 함은 도시의 구성원인 시민들이 매개자 없이 직접 자원을 관리하고 향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 자원은 자연 자원부터 사회 기반시설, 즉 인프라나 사회 제도까지 포함한다. 시장과 국가 등의 공권력, 사회 구조의 폐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추구하는 공공선을 위해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도시 커먼즈의 진정한 의미라고 바우웬스는 말했다.



(출처 : 서울시)


이어 이탈리아 루이스대학교의 교수이자 도시혁신행동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도 국가는 공유의 주체가 되기 보다 법률과 질서 형성에 집중하여 도시가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위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결국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바우웬스와 이아이오네 기조연설자 모두가 정부나 지자체, 시장과 같은 기존의 시스템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공유에서 더 나아가 시민의 주체적인 참여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가 정부의 시민을 위한 체제 및 기반 마련의 필요성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과제로 언급되었다.

 

연설 다음으로 이루어진 토론에서도 ‘공유’의 방향성과 실현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국제 자문단 중 한 명인 이탈리아의 에지오 만지니 교수는 셰어(share)와 커먼즈(commons)의 핵심적인 차이를 Collaboration(협력, 공동자원)이라는 키워드로 정의하며,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자원을 나누어 쓰고 사고 파는 기존의 공유 정책에서 더 나아가 시민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한 진정한 공유, 즉 ‘향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커먼즈가 기업의 주류자본주의에 대항할 수 있을지 우려를 제기했으며, 이아이오네 교수는 그 지점에서 도시 자체의 법률적인 지원과 탄탄한 제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019년 미래혁신포럼 1부는 공유도시로서의 서울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앞서 말했듯 지금까지의 공유는 공구 대여소나, 공유 자전거 따릉이, 공유 주차공간 등 지자체가 주로 주도하고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앞으로는 탄탄하게 마련된 제도 속에서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쉐어를 넘어선 커먼즈의 가치를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동시에 어떤 방법과 동기 부여가 이루어져야 시민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질문도 생겨났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정기적으로 열리는 미래혁신포럼에 올해도 다양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만큼, 시민 주도의 진정한 커먼즈 도시로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었다.

1부의 토론이 끝나고 오찬 후, ‘모두를 위한 도시, 어떻게 가능한가?’의 주제로 1부에 이어 연사들의 열정적인 연설과 토론이 계속되었다. 시민 사회의 커먼즈 확산을 위한 필요 기술과 지식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자리와, 이분법적으로 구분되기 어려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집중하여 도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 문제를 다루는 발표 및 토론이 각각 상상청과 공유동에서 진행되었다. 일정상 2부와 포럼의 마지막까지 남아 참여하고 취재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질문을 던지고 참가자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포럼의 1부는, 서울시 공유허브 기자로 활동하면서도 기존의 공간이나 제품 공유라는 좁은 의미의 공유만이 전부인 줄 알았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미래는 내가 살고 있을 또 하나의 오늘이 될 것이다. 내가 살아갈 배경이 되는 도시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면, 미래혁신포럼에서 이야기하는 공유와 커먼즈의 가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또 혁신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과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할 수 있고, 그들의 가치관을 피부로 느끼며 공감할 수 있는 서울혁신파크에도 한 번쯤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미래혁신포럼 : http://www.seoulfif.co.kr/

서울혁신파크 : https://www.innovationpar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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