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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카카오카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했다. 11월 4일자 방영된 JTBC <썰전>‘시공초월 썰전–세계사 평행이론’에서는 세계의 공유경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종대학교 교수이자 한일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작가이자 세계문화 전문가 조승연, 서울교육대학교 교수이자 역사저술가인 함규진 씨가 패널로 출연했다.




 

- 공유경제의 시작

공유경제란 빈방, 책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자원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원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이다. 1950년대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풍요의 사회(1958)>에서 이렇게 말한다.
 

빈곤 국가 상태에서 물건이 부족할 때는 많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국가적 이익이지만,

이미 풍요로운 사회에서 물건을 계속 생산하는 것은 환경 파괴 부작용을 낳는다

 

풍요로웠던 60년대 미국사회에서는 집마다 노래방 기계, 고급 주방을 갖췄지만 정작 사용량은 극히 적었다. 이것은 엄청난 낭비이며 차라리 개인이 갖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며 24시간 사용할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공유경제의 시초다. 공유경제는 부의 재분배 결과를 낳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노래방 기계와 고급 주방을 사용하기 위해 직접 산다면 그 기업만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다른 사람에게 대여를 해준다면 소비자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초과 생산을 막아 환경도 보호하고, 소비자들도 자신이 갖고 있는 유휴 자원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 두 가지 개념이 공유경제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공유경제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중세 유럽에선 마을 사람들이 광장에 대규모 공용 화덕을 만들어 함께 사용했고, 일본에서도 과거에 기본 시설은 공유하되 개인 공간은 있는 형태의 집에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살았다고 한다. 그런 형태의 집이 현재 캡슐 호텔로 발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대표적인 공유경제 사례가 있다. 일정 주기로 여럿이 함께 돈을 모아서 먼저 필요한 사람부터 차례로 돈을 쓰는 '계'와 노동력을 공유하는 '품앗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는 과거부터 계속 공유경제와 함께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 공유경제의 빛과 그림자

실리콘밸리 공유경제 개발자의 키워드는 바로 'Distruption'이다. 'Distruption'는 붕괴, 분열, 혼란 등의 부정적인 뜻을 가진 단어다. 기존 산업 구조를 '바꾸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것이 공유경제의 목표 중 하나이다. 공유경제는 새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전통적 산업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산업 종사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공유경제를 곱게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고 출연자들은 입을 모았다.

2013년 미국의 카풀 서비스 ‘우버’가 한국에 상륙했었지만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출퇴근시간 도로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카풀을 장려하는 법안이 있다. 운수사업법 81조를 보면 ‘자가용을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 한해 유상운용이 허용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카풀이 허용되는 ‘출퇴근 시간’의 범위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맥락 속에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두고 택시업계가 크게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카풀 운전자 등록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택시업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많은 택시회사는 택시기사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사납금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납금제란 택시기사가 회사에 매일 일정 금액을 내고 나머지 수입을 갖는 방식이다. 택시발전법에는 완전 월급제를 의미하는 '택시수익금 전액관리제'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둔 예외규정을 이용해 택시회사들은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택시 산업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풀을 도입하면 택시기사들은 이중고를 떠안게 된다. 또한, 카카오가 택시서비스를 운영하는 가운데 카풀을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일본은 2014년도에 ‘우버’를 한달 간 시범운행 했지만 그 결과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 교통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기존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우버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카풀을 이용하게 되고, 자신의 차로 우버를 활용해 돈을 벌어볼까 하는 생각에 더 많은 차들이 도로 위로 나온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업계를 설득했다. 우버 도입을 하지 않는 대신 도쿄 택시 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대폭 낮췄다. 그 결과 이용 편의도 높이고 택시 이용률이 증가해 택시업계의 손해도 막았다.

공유경제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주자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2008년에 브라이언 체스키가 창립했다. 일본도 초기엔 새로운 경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도입했지만 기존 숙박 업체의 생존권, 호스트의 범죄 등 여러 문제점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에어비앤비 앱에 등록만 하면 됐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지자체에 공유숙박업에 필수로 신고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규제를 강화했다.

물가가 비싼 도시일수록 에어비앤비 이용률이 높다. 이에 따라 호텔업계의 손해는 막심하다. 에어비앤비 도입에 따른 뉴욕 호텔의 손실이 연간 54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호텔업계 수익 감소는 직원 감축 즉, 해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에어비앤비 반대 시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은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소득이 생기기도 하지만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수백 개 국가 및 도시와 조세 협약을 맺어 세금 징수에 협력 중이다. 하지만 숙박 공유 플랫폼이 지하경제를 양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보완할 문제점들이 많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속도를 새로운 법안 제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에서 인기있는 공유경제 서비스 중 하나인 '밀 셰어링(Meal Sharing)'은 가정집에서 주인이 요리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인데, 식당의 3분의 1가격으로 이용자들이 해당 가정집을 방문해 테이크아웃하거나 먹고 갈 수도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이 또한 호텔 셰프와 밀 셰어링 제공자 간 경쟁 상황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 세계의 공유경제

공유경제를 얘기할 땐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공유경제 산업은 연간 40퍼센트 이상 성장 중이다. 중국은 2025년엔 공유경제가 중국 GDP의 20퍼센트 차지, 1억 개 이상 일자리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규진 씨는 중국의 공유경제에 대해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로 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론 사회주의 국가다. 유럽이나 미국은 ‘내 것’이 갖는 의미가 큰 반면 중국은 ‘소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런 문화적 영향으로 중국에서 공유경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공유경제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바로 '자전거 셰어링'서비스다. 자전거를 빌려 탄 뒤 지정 장소에 놓고 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자율 거치 방식은 공유자전거 무단 주차로 이어졌고 이용 가능한 자전거가 50퍼센트로 감소했다. 자전거 무덤이 생기는 등 도시 미관도 크게 훼손되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에선 공유자전거 서비스 신규 확대를 중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반대로 유럽에선 중국의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에는 지정된 스탠드에 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공자전거 '벨리브'가 있는데 최근 파리시에서 지정한 자전거 업체가 바뀌면서 먹통이 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때 중국 공유자전거 서비스 중 하나인 'OFO'가 들어오면서 현재는 기존 프랑스 공유자전거보다 중국 공유자전거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적 성숙도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개인 소유 문화가 아니라 함께 쓰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보다 덜한 상태에서 자율적인 대여 시스템을 실행했기에 실패했다. 반면 프랑스는 먼저 공유, 공공자전거 시스템 문화가 자리잡은 상태에서 중국의 자율 거치 시스템이 들어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질서 있는 시민의식으로 ‘OFO’가 프랑스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공유경제는 더욱 더 주목받고,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도 출현하고 있다. 'incredibles'는 영국에서 시작된 공유경제 서비스로 동네의 유휴지에 채소를 재배해 동네 주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현재 영국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또한 '윙리(Wingly)'는 유럽의 비행기 공유 서비스로 목적지가 같은 2~8명이 경비행기를 함께 타고 유류비 등 운행비용은 나눠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일본은 렌터카 서비스 중심으로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두의주차장, 따릉이를 필두로 한 지자체의 공공자전거 등 각종 공유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다.
 

 

- 공유경제의 미래는?

방송을 마무리하며 호사카 유지씨는 "계속 일자리가 감소하고 새로운 경제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유경제의 적절한 활성화는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져 공유경제 서비스를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연 씨는 "공유경제는 불가항력이다."라며 "앞으로 공유경제가 더 많이 발전할수록 벌어질 더 많은 혼란에 확실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규진 씨는 "공유는 도깨비다. 도깨비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혹을 떼고 금은보화를 얻을 수도 있고, 오히려 혹을 더 붙일수도 있다. 공유경제가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과 제도를 잘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공동체를 위한 공익을 추구하는 공유경제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수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성격의 공유경제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공동체의 이익보다 금전적 이익을 더 추구한다면 공유경제의 핵심 가치인 '공유'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다. 방송에서 조승연 씨는 최근 일본 여행에서 숙박 공유 플랫폼을 이용한 일화를 얘기했다. 가옥을 예약했는데 숙박 전 집 주인으로부터 분리수거, 캐리어 소음 등 이웃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장문의 메일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씨는 일본의 경우 공유경제의 경제적 측면보다 공동체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에 더 관심이 많다고 대답했다. 우리나라도 지자체가 나서서 공동체를 위한 동사무소 공구대여 사업, 공간 공유와 같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직접 공유기업을 선정해 그들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입법부가 함께 나서서 공유경제가 공익과 자본을 균형있게 잡고 나아간다면 진정한 '상생'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 사진 및 내용 출처: JTBC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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