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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했던 명언이다. 이 명언은 책과 함께하는 삶이 사람을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는지 짐작 가능케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겠노라 굳게 다짐하고 도서관에 있으면 책보단 잠이 더 고파지곤 한다. 시원하지만 빽빽하게 늘어져 있는 책장과 칸막이가 설치된 열람실은 때론 책을 펴기도 전에 답답하고 질리게 만든다. 도서관은 답답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올해로 3년째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을 개장하고 있는 공유기업이 있다. 바로 히든북이다. 무더웠지만 하늘이 정말 맑았던 8월 7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색다른 도서관이 열렸다. 해변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여행과 관련된 책과 영화도 보고, 시원한 화채도 먹고, 비치발리볼도 만드는 ‘상상청 북캉스’였다. 이곳에서 그 누구보다 즐거워 보이는 히든북 박혜원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Q. 히든북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A. 히든북은 2015년에 설립한 독서와 관련된 문화기획을 하는 소셜 벤처입니다. 크게는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단체이며,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으로 작은도서관, 야외도서관 등등 다양한 독서 콘텐츠를 만들어 많은 사람이 책과의 삶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히든북이라는 공유기업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 교육격차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매개체가 바로 책이라고 생각해서 ‘히든북’이라는 책과 관련된 단체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히든북에서 야외도서관 등의 프로그램으로 버려진 공간, 유휴공간을 도서관으로 활용하며 공익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저희가 공유 기업으로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Q. 히든북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은 무엇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주는 '돗자리 도서관'과 독서와 함께 다채로운 문화체험을! '여행자 북클럽'
초기에 저희의 메인 콘텐츠는 야외 도서관 중에서도 ‘돗자리 도서관’이라는 콘텐츠였어요.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돗자리 도서관은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까 회사가 성장하기엔 한계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동 관련 콘텐츠 말고도 ‘여행자 북클럽’이라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개발했어요. 저희가 보통 낮에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여행자 북클럽’ 은 옥상 등 저녁에 만날 수 있는 유휴공간에서 진행했어요. 단순히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이 안에 버스킹,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어우러진 행사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책과 함께! '아침에 독서클럽'
‘아침에 독서클럽’은 저희가 진행했던 독서클럽 중 하나에요. 저희는 책을 많이 읽는 ‘다독다(多讀多)’를 위한 회사가 아니라 앞서 말했듯 그저 사람들에게 책과 함께 하는 일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예요. 그래서 아침에 독서클럽은 누구나 아침에 부담 없이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보통의 독서모임은 같은 책을 읽고 토의하는 형식이지만 ‘아침에 독서클럽’은 약간 다른 독서모임입니다. 회사 가기 전, 즉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만나 그냥 자유롭게 책을 읽는 거죠. 이 프로그램은 정말 인기가 많아서 100명 정도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어요.


여름에도 시원하게 즐기자! '물도서관'
최근에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으로는‘물도서관’이 있어요. 기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사업이 잘 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요즘 같은 날씨엔 야외에서 책 읽기가 힘들기 때문에 저희는 여름이 비수기에요. 그래서 고민 끝에 개발한 프로그램이‘물도서관’, ‘족욕책방’입니다. 물속에서 읽을 수 있는 책, 물에 뜨는 책, 해변 같은 분위기의 도서관을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계절에 따라 겨울엔 텐트 도서관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 프로그램만 해도 경우의 수로 따지면 100가지가 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요. 이렇게 저희는 사계절 내내, 어디서든, 밤이나 낮이나, 남녀노소 누구나 책을 읽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굉장히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행사에 필요한 도서들은 어디서 조달하는지, 그리고 도서 선정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행사에서 필요한 도서들은 다 구매하고 있어요. 후원, 협찬을 받으면 좋은 책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도서 선정 기준은 저희는 야외도서관이고 정해진 행사시간이 있기 때문에 긴 소설책 한 권을 읽을 순 없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쉽게 눈이 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여행책,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등)을 선정해요. 우리 야외도서관에서 독서의 재미를 느끼고, 확장 독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죠. 



Q. 오늘 진행한‘상상청 북캉스’는 어떤 행사인가요?

A. 8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개최되는‘상상청 북캉스’는 시원한 화채도 먹고, 비치발리볼도 만들고, 여행과 관련된 책과 영상도 보면서 도심 속에서 휴가를 즐기자는 취지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에요. 여기가 소셜밸리여서 저희와 같은 직원들이 되게 많기 때문에 직원들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직원들, 주민들 할 것 없이 모두 많이 참여해주셨어요.






  

Q. 히든북에서 여러 활동들을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지금의 히든북을 있게 해준 첫 '돗자리 도서관'
2015년 9월에 서울 성북구 개울장이라는 마을장터에서 처음으로 진행했던 돗자리 도서관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히든북의 모델이 도서관인데 많은 분이 도서관이 공공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셔서 도서관이 기업의 사업으로 가기엔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도서관 사업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첫 번째 행사인 돗자리 도서관을 진행하며 이 활동이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앞으로도 괜찮겠다고 느꼈어요. 돗자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가신 분들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를 많이 남겨주셨고, 원래는 무료 행사였는데, 행사가 잘 되어서 주최 측에서 금액을 주시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첫 행사에서 시민분들이 남겨주신 감사의 말씀과 기업으로서 영위할 수 있는 금액을 받게 되면서 확신이 생겼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어서 첫 돗자리 도서관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어른이’들의 '행복한 책 읽기'
저희가 요즘에 ‘동화책 북클럽’이라고 어른들이 동화책을 읽고 그 책과 관련된 물건도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직장인과 어머니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어머니들이 “일주일에 한 번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아요.”라고 하시며 굉장히 행복해하세요. 똑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어린아이들은 순간만 즐거워하며 만든 물건들을 버리기 십상이지만 어른들은 이걸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선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지난 서울시 공유기업 페스티벌 기간에 옥상 축제를 진행했어요. 그때 행사가 12시에 시작이었는데 12시가 되자마자 좋은 자리를 앉기 위해 달려오시는 분들, ‘해먹에서 책 읽는 게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어요.’라고 남긴 후기들을 보며 정말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이렇게 저희 행사에 시민분들의 많은 관심과 감사의 말씀들이 저희가 활동하는 매 순간들을 소중히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Q. 히든북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히든북이 더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무래도 ‘야외도서관’이라는 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과정이 어려웠던 거 같아요. 앞으로 히든북이 보완해야 할 점은 확장성에 대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지금의 도서관 콘텐츠와 더불어 이와 연계된 색다른 아이템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더 고민하며 보완해 나가야할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더 해나가실 계획인지, 대표님의 개인적인 바람이나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저희의 목표는‘히든북’이 커지는 게 아니에요. 저희가 진행하는 야외도서관 등 다양한 독서 콘텐츠들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히든북’ 같은 회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희 히든북은 야외도서관만 1년에 200회 정도 개최하고 다른 실내 행사까지 합치면 300-500회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회사 규모에 비해 행사가 너무 많고, 하루에 3-4개씩 진행하다 보니 서울 이외의 지역은 저희가 현실적으로 갈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 이외의 지역은 저희 말고 다른 팀이 이런 활동들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매일 이곳저곳으로 이사를 다녀야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트렌드한 감각도 필요하기 때문에 젊은 청년팀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지역을 잘 알고 사랑하는 청년팀이었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도 도서관을 사업화해서 하는 팀은 저희 팀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현재는 부산 지역에서 하고자 하는 친구들이 나타나서 아마 계속 많이 생길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저희 말고 다른 야외도서관을 진행하는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팀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덧붙여 이러한 활동이 상업시장으로 기울기보다는 공유기업으로 보호받고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앞으로 히든북은 공간 기반의 사업을 많이 하고 싶어요. 책이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도 책과 관련된 커뮤니티 사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책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들을 구상 중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현재는 콘텐츠 기반의 회사지만 앞으로는 저희의 공간에서 콘텐츠를 녹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렇게 저희만의 독서 커뮤니티 공간과 청년에 관심이 많아서 청년과 관련된 커뮤니티 사업도 진행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덧붙여 저희가 야외도서관을 진행하며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곳들은 다 가봤지만, 아직 한강을 못 가봤어요. 그래서 한강에서 야외도서관을 개최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야외도서관 활동 목표입니다.

Q. 청년과 관련된 커뮤니티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까요?

A. 처음엔 아동, 청소년에 관심이 많아서 아동 교육 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작은도서관 사업을 시작했어요. 작은도서관이 잘 되었지만 하다 보니 오히려 어머니들의 사설 학원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들보다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 등록금 등 사회 문제들이 더 많은데, 그에 비해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청년들이 맘 편히 쉴 수 있는,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재 구상하고 있는 큰 모델로는 1층은 저희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 2층은 청년들의 셰어하우스, 3층은 사무실 이런 식의 공간 기반 사업을 생각하고 있어요.

Q. 앞으로 개최될 히든북 프로그램들 중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세요.

A. 8월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역 서울로에서 물도서관을 진행해요. 도심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니 가족분들과 함께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물도서관처럼 히든북의 야외도서관 행사는 따로 신청할 필요없이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다.
행사에 따라 별도의 신청방법이 있기도 하니, 히든북의 다양한 행사 소식이 알고 싶다면
히든북 홈페이지(http://www.hiddenbook.co.kr/)
히든북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hiddenbook1)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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