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소식] 우리 동네에서는 '돈'이 아니라 '문'으로 거래합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돈’이 아니라 ‘문’으로 거래합니다.

01(CC-BY Sharehub)

 

안녕하세요. 허브지기입니다. :)

얼마 전 2014년 1차 서울시 지정 기업 및 단체 소개해드린 것 기억하시나요? (-> 글보기)
오늘은 그 중에서 마을에서 서로의 품을 나누는 ‘은평 e품앗이’를 자세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은평 e품앗이’는 다른 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지역명이 있고 ‘품앗이’라는 정겨운 이름이 붙어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먼저, ‘e품앗이’라는 것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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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품앗이는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서울시복지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품’교환을 통해서 이웃간의 정과 신뢰를 두텁게 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고자 시작된 사업입니다.

서울 e품앗이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은평구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e품앗이가 진행중인 곳이 꽤 있습니다. 품앗이를 함께 하는 주민들 수도 500~900명 정도 되는 꽤 큰 곳도 눈에 띄네요~ 오늘 소개해드릴 ‘은평 e품앗이’의 경우는 무려 2,300여명이나 되는 회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치구 전체 인구에 비하면 품앗이에 참여하는 회원 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다른 지역보다 훨씬 활성화 되어 있다면 뭔가 비법(?)이 있을거라 생각되어 허브 지기가 직접 은평 e품앗이를 다녀왔습니다.

은평 e품앗이는 응암1동주민센터(녹번역 3번출구)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회원들끼리 거래하는 ‘품’ 중에서 서로 배우는 교육품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곳에서 e품앗이 대표 ‘장형선’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02 | 은평e품앗이 장형선님 03 | 은평e품앗이 위치 (출처-다음지도)

 
 
은평 e품앗이의 기본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e품앗이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은평 e품앗이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합니다. 가입하여 품앗이 개념에 대해 교육을 받은 후 참여할 수 있습니다. e품앗이에서는 다자간의 품을 교환하며, 품은 곧 e품앗이에서 통용되는 가상의 화폐인 ‘문(door)’으로 거래를 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미용실을 하는 A씨에게 나무로 의자나 책상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면 일정액의 ‘문’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에 제가 A씨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를 때 ‘문’을 내는 것이지요. 물론 여기서 교환하는 댓가들은 현실물가를 반영하고 있고, 100% ‘문’으로 결제하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현금은 운용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서비스의 총 금액에서 약 10%정도까지를 ‘문’으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04 | e품앗이 통장 05 | e품앗이 통장

 
참고 : e품앗이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문(door)’입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자’라는 뜻을 담고 있는 화폐단위입니다.

 

 

은평 e품앗이의 시작에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현재 e품앗이는 서울시복지재단이나 은평구의 이름을 쓰고 있지만 시작은 저의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저는 30년동안 나무를 만지고 다듬는 일을 해왔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는 나무를 다룰 수 있는 많은 공구들이 있습니다. 저희 집에 이런 도구들이 워낙 많아 한 분, 두 분이 빌려가시다 보니 ‘물품공유소’가 생겨나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가 도구를 빌려가시는 분들 중에 저에게 나무로 소품이나 가구들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여기에서 ‘품’이라는 개념을 어렴풋이 보게 되었어요. 저는 그때부터 제가 가지고 있는 목공 지식을 가르쳐주는 대신 사람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목공 일이야 제 작업실에서 하면 그만이지만 다른 일들은 작업실에서 하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저희 집 지하 공간을 개방하여 모두가 함께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제 품을 이웃분들과 거래를 하고 있던 중에 ‘e품앗이’ 사업을 알게 되었고 그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은평 e품앗이가 다른 지역보다 활성화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은평 e품앗이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자간’ 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 애를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곳(응암동주민센터)에서 이뤄지는 교육들은 수강료를 받기도 하지만 ‘문’으로도 거래가 됩니다. 대신, 참여하는 사람들도 하나씩 품을 제공하는 것이죠. 품앗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고 끝!’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받은 사람도 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돈만 내고 끝난다면 학원이나 다를 바가 없겠죠. 이렇게 제공하고 제공받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나 또한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이것이 e품앗이를 키울 수 있는 힘이 되고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중요함을 깨달아 가면서 ‘나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추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인터뷰를 마치고 앞서 인터뷰에서 소개해주신 장형선 대표님의 댁에 마련된 물품공유소에 잠시 들렀습니다. 지붕부터 바닥의 타일까지 하나하나 다 공들여 만든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양쪽 선반과 탁자에는 빌려갈 수 있는 물건들이 정리되어있습니다. 이 물품들은 앞서 말씀 드렸던 가상화폐 ‘문’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물품공유소에서 특이한 점은 물건에 주인이 누구인지 써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장형선님은 물건마다 누구의 물건인지를 다 알고 계셨습니다. 자기 것은 물론 물품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해도 자주 쓰고 아꼈기 때문이라네요. 이 물품들은 조만간 건립될 ‘은평물품공유센터’로 들어가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06 | 물품공유소 07 | 물품공유소

 
 

“처음 물건을 공유할 때, 내일이면 버릴 것, 도저히 쓰지 못할 것을 공유하면 실패해요. 나에게도 소중하고 당장 내가 쓸 수 있는 물건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비용이 어느 정도 발생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 다음을 본다면, 이렇게 물건을 함께 쓰는 것으로 인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이 물건들이 가진 가치 그 이상이에요.” – 인터뷰 중에서

 
두 시간 동안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느낀 바가 매우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장형선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은평 e품앗이 이용
이용방법 : 웹사이트 가입 > 품앗이 교육 받기 > 품앗이 이용

연락처 : tonewoodd@hanmail.net

웹사이트 : http://poomasi.welfare.seoul.kr 
             (웹사이트에서 전화번호를 확인하세요)

08 | 은평e품앗이 이용방법 (CC-BY Share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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